<문화금융리포트 2021>"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기술은 완전히 달라.. 구분해 발전 시켜야"
문화일보<문화금융리포트 2021>"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기술은 완전히 달라.. 구분해 발전 시켜야"
정선형 기자
이병욱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혼란은 용어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열린 ‘문화금융리포트(MFiR) 2021’의 2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는 “기술시장과 기술 그 자체를 구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가상화폐시장과 블록체인 기술 발전이 별도의 트랙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발표 요지다.
인공지능 디지털 금융기업인 ‘인공지능연구원(AIRI)’의 부사장도 역임하고 있는 이 교수는 스스로 컴퓨터공학과의 전신인 ‘전산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향후 기술로서 발전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시장에 풀린 비트코인은 세계 어디서든 환전 가능하다는 편리성을 지니긴 했지만, 기술로서는 ‘그 시간에 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역할 그 이상을 해내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이런 가상화폐가 거래되는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해서는 ‘기술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한정하고, 기술 발전에 토대가 되는 시장은 ‘기술시장’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대다수 가상화폐 업계의 주장에도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가상화폐 업계에 한정해 보면 블록체인은 코인 그 자체이지만, 업계를 전 산업계로 확장하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내릴 수 없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기술로서의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가운데 가장 대표적으로 거래되는 비트코인과 정반대 구조를 가진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며, 최근 카카오에서 만든 블록체인도 비트코인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이라는 ‘탈중앙화’도 이 교수는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경우 “오히려 중앙집권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컨대 가상화폐의 하나인 ‘이더리움’을 발행한 이더리움 재단이 소스코드를 독점하고 있어, 정부의 중앙집권 대신 특정 사업자의 영향력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특히 기술을 독점한 사(私)집단이 결정권을 가진 경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교수는 “시장을 빨리 정돈하고 완전한 제도로 자리 잡은 ‘디지털 자산 육성 시장’을 만들어줘야 대한민국이 이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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